음악만으로, 그리고 몇장의 사진만으로 알고 있었던 가수들을 TV 화면에서 대하기 전까지 그들의 이미지는 그 노래들을 부르던 그 시절에 머물러 있었다. 그 중 아마도 가장 강하게 고정된 이미지를 갖고 있던 가수가 바로 프랑수와즈 아르디였을 것이다. 오랫동안 프랑수와즈 아르디라는 이름을 들으면 긴 생머리에 청자켓, 청바지를 입고 기타를 치는 이미지를 떠올렸었다. 그럴수밖에 없었던게 그 당시에는 당연했을것이다. 인터넷도 없었고, 위성TV도 없던 시절, 음반 매장의 한귀퉁에 비싼 가격이 매겨진 수입음반들만이 우리에게 유일하게 샹송을 접할수 있던 그런 시절...  

지구 반대편에서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불려진 곡들이 내가 그 노래를 부르던 그녀의 나이가 되었을때, 현실속의 아르디는 나이를 먹어갔지만, 그녀의 노래는 늘 이십대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그 시절의 사진이 담긴 앨범 자켓에 머물러있었다. 특히 CF에서 간간히 들을 수 있었던 그녀의 음악은 도저히 60년대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신선했었다.

이십대의 아름다운 노래들로만 기억 속에 남아있던 프랑수와즈 아르디는 환갑을 지난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버렸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이 글을 쓰면서 알게된 사실은 남편인 자크 뒤트롱(Jacques Dutronc) 사이에 나보다 한 살 많은 아들이 있다는 것이다.) 2년전 새앨범을 들고 나왔을때, 처음으로 짧은 커트머리에 백발의 프랑수와즈 아르디를 텔레비젼에서 보고 놀랬던 기억이 있다. 프랑스인들처럼 늘 매체를 통해서 봐왔다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늘 앨범 자켓속에 갖혀있는 긴생머리의 젊은 마드모아젤이 단번에 짧은 커트머리에 흰 머리를 한 마담의 모습은 도저히 'Comment te dire adieu'라는 통통튀는 노래를 부른 가수라고 여기는 것이 쉽지 않았었다.  그것도 젊은 시절의 목소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중후한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낯설었지만, 그녀가 품는 분위기와 목소리는 감동적였다.  





얼마전 프랑수와즈 아르디가 새앨범을 발표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곡들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듀엣으로 부른 이 앨범을 들으며,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강한 전율을 느꼈다. 그 목소리에 실려있는 삶의 무게, 연륜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절달되었다. 특히 바로 이곡 지난간 사랑을 노래하는 'Que reste-il de nos amour?' 를 들으며 지금까지 들어왔던 다른 버젼의 곡에서는 느끼지 못했었던 짙은 감동과 아름다운 하모니를 느낄 수 있었다. 이름만 들어왔던 알렝 바슝이라는 가수의 음성과의 조화는 말로 형언하기 힘든 전율을 전한다.

프랑수와즈 아르디, 이제 당신에게 남아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P.S. 프랑수와즈 아르디의 노래를 시대순으로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내가 알고 있는 노래들을 역순으로 엮어봤다. 최근 앨범에서 알렝 바슝(Alain Bachung)과의 곡 Que reste-il de nos amours, 그리고 그녀의 남편 자크 뒤트롱과 함께 부른 Amour, toujours, tendresse, caresses... 을 골랐다. 이곡은 아들인 토마 뒤트롱이 기타 연주를 했다고 한다.
세번째곡은 2004년 발매되어서 20만장의 판매고와 함께 그해 최고 여자 가수상을 수상하게 한 Tant de belles choses라는 곡이다.
그다음부터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서, 미쉘 베흐제(Michel Berger)의 곡인 Message Personnel(1973), 그리고 불멸의 히트곡 Comment te dire aideu (1968), Mon amie la rose (1964), CF에 삽입되 익숙한 Le premier bonheur du jour (1963), 프랑수와즈 아르디가 작사, 작곡한 그녀의 데뷰곡 Tous les garçons et les filles을 들어보자.





Que reste-t-il de nos amours?

Ce soir le vent qui frappe à ma porte
Me parle des amours mortes
Devant le feu qui s' éteint
Ce soir c'est une chanson d' automne
Dans la maison qui frissonne
Et je pense aux jours lointains

Que reste-t-il de nos amours
Que reste-t-il de ces beaux jours
Une photo, vieille photo
De ma jeunesse
Que reste-t-il des billets doux
Des mois d' avril, des rendez-vous
Un souvenir qui me poursuit
Sans cesse

Bonheur fané, cheveux au vent
Baisers volés, rêves mouvants
Que reste-t-il de tout cela
Dites-le-moi

Un petit village, un vieux clocher
Un paysage si bien caché
Et dans un nuage le cher visage
De mon passé

Les mots les mots tendres qu'on murmure
Les caresses les plus pures
Les serments au fond des bois
Les fleurs qu'on retrouve dans un livre
Dont le parfum vous enivre
Se sont envolés pourquoi?

우리 사랑, 이제 무엇이 남아있을까?

오늘 밤
문을 두드리는 바람은
꺼져가는 불씨 앞에 있는 내게
지나간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오늘 밤
살며시 떨고 있는 내 집안에는
가을의 노래가 울리고,
나는 지나간 날들을 생각합니다.

우리 사랑,
이제 무엇이 남아있을까 ?
그 아름답던 날들
이제 무엇이 남아있을까?
젊음이 담겨있는
한 장의, 낡아버린 사진만이 남아있을까?
우리가 주고 받은 연애 편지,
이제 무엇이 남아있을까?
지나간 4월,
그리고 함께했던 약속들…
그 기억들이 끊임없이
나와 함께 합니다.

시들어 버린 행복,
바람에 흩날리던 머리칼,
날아가버린 입맞춤,
불확실한 미래,
이 모든 것들
이제 무엇이 남아있을까 ?
내게 말해주세요.

한 작은 마을, 낡은 종루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풍경,
그리고 구름 속에 떠가던
사랑하는 얼굴만이 남아있을까 ?

속삭이던 이야기,
순수했던 몸짓,
숲 속에서의 맹세,
책 속에서 발견한
당신을 취하게 했던 꽃잎,
이 모든 것들은 왜 사라져버렸을까 ?


'샹송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Dis quand reviendras-tu?  (5) 2006.12.31
Un cadeau de Noël... c'est Bruxelles?  (9) 2006.12.18
Françoise Hardy....  (10) 2006.12.03
Hommage à Brassens!  (7) 2006.11.30
[퍼온글] 참을 수 없는 성애의 쓸쓸함, 갱즈부르의 경우  (9) 2006.11.22
Mon manège à moi  (8) 2006.11.14
Posted by 레모 출판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선향 2006.12.16 23: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Comment te dire adieu 가 60년대 곡일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
    이 곡 덕분에 샹송에 대한 인식이 바꼈었는데.
    (예전엔 그냥 나이든 아저씨;가 부르는 느린 곡이라는 생각을...
    지금은 남자 샹송 가수 목소리에도 빠져버렸지만요 ^^)
    역시 다른 곡도 다 좋아요 ! Comment .. 이 제일 맘에 들긴 하지만요 ㅋㅋ

    • Favicon of https://chanson.tistory.com BlogIcon 레모 출판사 2007.11.18 07: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의상 모든 댓글에 댓글을 달아왔는데, 가끔 이렇게 빠진 글들이 있네요. 벌써 1년전 댓글이네요. ^^

      선향님 예전에는 자주 놀러오시더니 요즘은 조용하시네요.

  2. Favicon of https://beautyou.tistory.com BlogIcon Buona Sera 2007.11.18 0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곳 자주 오는데 아르디 누나 포스팅에
    댓글이 하나 밖에 없는게 왠지 서운해서
    처음으로 댓글 남기게 되네요

    아르디 누나(?) 가장 조아해요 보통 조아한다가 아니라
    진심으로 제가 가장 조아하는 여가수에요

    전 아직 백발의 모습이 익숙하질 안아서 그런지
    여전히 아르디 누나랑 연애 하고 싶어요 -_-;;;

    • Favicon of https://chanson.tistory.com BlogIcon 레모 출판사 2007.11.18 0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Buona Sera님 반가워요. 참 이쁘고, 노래잘하는 누나를 두셨군요. 부러워요. ^^

      운영하는 저도 가끔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소개했을때 댓글이 없으면 서운할때가 있어요. 뭐 대부분의 글들이 그렇긴하지만요.

      저도 진심으로 좋아는 하지만, 연애는 생각 못해봤네요. ^^

      자주 놀러 오세요.

  3. 2008.07.29 2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chanson.tistory.com BlogIcon 레모 출판사 2007.11.19 05: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용필이 영원한 오빠인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저도 젊었을때 모습 못지않게 나이들은 프랑스와즈 아르디 마음에 들어요. 특히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워요. 삶의 향기 같은게 느껴져요.

  4. 김민정 2009.04.03 23: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기님 앨범 제목이 생각이 안나요~

    demain, 벵상이 부른 na na na 도 있었구, 아녜스 자우이가 불렀던 듀엣곡도 있었던.. 노래들이 다 좋았는데, 아~~~ 진짜 궁금해요... 이제 앨범이 없어졌으니 어디서 나도 함 노래들을 찾아볼까 하구요~^^;;

    그리고 mickey 3D 의 앨범에서 듀엣곡 있었는데 그 노래의 제목도 좀 부탁해요.


    듣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제가 티를 너무 내네요.
    (왜 꼭 지워진 노래들만 듣고 싶은지~! ㅋㅋㅋ)

    • Favicon of https://chanson.tistory.com BlogIcon 레모 출판사 2009.04.04 0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직 지운 것은 아니고요. 일괄적으로 비공개로 설정을 바꿔놨습니다. 노래를 삭제하는데로 글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중간 중간 뮤직비디오를 찾으면 올려 놓고요...

      말씀하신 앨범은 tot ou tard 소속 가수들이 모여서 만든 앨범인 것 같아요. 그리고 Mickey 3D는 남녀 듀엣곡이 여러곡 있었던걸로 기억나는데...

      제가 시간 봐서 보내드릴 수 있으면 보내드릴께요. 메일 주소는 아마 어딘가에 있을 것 같고요.

  5. 2009.04.09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얼마전 겡즈부르 일가 얘기를 잠깐 했었는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놀다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오마이 블로그의 이오카스테님의 글( http://blog.ohmynews.com/jocaste/ )글입니다. 카페 회원님들에게 소개를 를하면 좋을 것 같아 퍼왔고, 음악은 카페지기가 삽입했습니다. 이전 게시물(샹송이야기) 중 'Je t'aime... moi non plus'라는 글을 읽어보시면 이야기가 연결될 것 같네요.



Je t'aime... moi non plus... (Serge Gainsbourg avec Brigitte Bardot)
Je t'aime... moi non plus... (Serge Gainbsourg avec Jane Birkin)
Bonnie & Clyde (Serge Gainsbourg avec Brigitte Bardot)
Dieu fumeur de havanes (Serge Gainsbourg avec Catherine Deneuve )




--------------------------------------------------------------------------------------
밀란 쿤데라는 이런 말을 쓴 일이 있습니다.

"외국어를 쓰는 여자와 에로틱할 수 없는 이유!"

연인들 사이의 '극적'인 순간에 소통할 언어가 빈약하다는 말이겠지요.



장-뤽 고다르는 '외국인 여자가 하는 불어가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했답니다. 고다르의 영화를 보면 앵글로색슨계 여성이 어리숙하게 불어로 말하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네 멋대로 해라>(1959, 원제 'A Bout de Souffle)의 진 세버그가 대표적인 경우.

세르주 갱즈부르


프랑스의 가수 세르주 갱즈부르와 영국의 배우 겸 가수인 제인 버킨은 두 가지의 예를 절묘하게 아우르는 예가 아닐까요. 두 사람은 영화를 찍으면서 만났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세기의 카사노바' 갱즈부르가 젊고 아름다운 버킨을 얌전히 놔둘리 없지요. 결혼을 했고 샤를로트라 불리는 예쁜 딸도 낳았습니다. 샤를로트는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요.



프랑스에 산지 30년이 넘었을 버킨은 그러나 여전히 '스페인 젖소'처럼 불어를 합니다. '스페인 젖소'처럼 말을 한다는 것은 그 언어에 서툴다는 프랑스식 표현예요. 그녀가 갱즈부르를 만난 당시의 불어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것인데 버킨 나름의 '이국주의' 전략으로 보입니다. 버킨이 불어를 말할 때는 문법이나 발음 면에서 '의도적인' 실수를 연발하는데 이것은 차라리 그녀의 매력으로 자리 잡았어요. 트레이드 마크라고 하나요?



두 사람이 같이 살게 되자 프랑스의 언론은 그들의 아파트에 상주하다시피 했습니다. 당대의 스타가 만났으니 그들의 숨소리 하나마저 뉴스거리가 됐을테니까요. 버킨은 당돌했습니다. 그녀의 어눌한 불어가 묘사하는 것은 주로 두 사람의 '잠자리' 이야기였어요. 갱즈부르가 그랬듯 버킨 또한 '엿 먹이기'에 일가견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녀의 입에서 천연덕스럽게 쏟아지는 두 사람의 '성애'는 당시 언론에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어눌한 어투때문에 오히려 귀엽게 받아들여졌죠.



갱즈부르와 제인 버킨


시시했기때문일까요 혹은 진저리가 났기때문일까요, 갱즈부르의 특기는 도발이었습니다. 브리지트 바르도, 꺄트린 드뇌브 등 프랑스의 '마리안느'들과 갖가지 염문을 뿌린 바 있는 갱즈부르는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지요. 못 생겼으니까, 참 못 생겼거든요. 못 생긴 갱즈부르가 바르도, 드뇌브를 유혹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경멸'이었을 거예요. 삶에 대한 경멸, 사람에 대한 경멸, 자신에 대한 경멸, 어디에도 '집착' 할 수 없는 경멸 그리고 권태...



바르도에 빠진 갱즈부르의 일화를 하나 소개 할까요. 둘 만의 공간인 파리의 한 '아파트'에 둥지를 튼 두 사람은 젊음을 소비합니다, 젊음이 할 수 있는 가장 열정적인 방법으로. 로제 바딤의 표현에 따르면 '신이 창조한 여신' 바르도는 어느날 밤 갱즈부르에게 '주문' 하지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 노래를 만들어봐."

그날 밤, 갱즈부르는 바르도 옆에서 잠 들지 못하고 수 십 개의 '지탄'을 태웠을 겁니다. '지탄'은 냄새가 고약한 프랑스의 담배랍니다. 날이 밝았군요, 정성스럽게 아침식사를 준비한 갱즈부르는 맞은 편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바르도에게 들려줍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노래를. '보니와 클라이드'가 탄생한 배경입니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 원제 'Bonnie and Clyde)에서 워렌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처럼 차려입은 두 사람은 이 노래를 함께 녹음했습니다.



갱즈부르와 꺄트린 드뇌브
갱즈부르와 브리지트 바르도


갱즈부르에 얽힌 일화는 이밖에도 무궁무진 하답니다. 1973년의 일인가요, 갱즈부르가 프랑스의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레게 버전으로 편곡해 부른 것은. 프랑스 혁명 시기에 탄생한 '라 마르세예즈'의 후렴구를 보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무기를 들어라!"

이렇게 시니컬할 수가 있을까요, 갱즈부르가 레게 버전으로 편곡한 '라 마르세예즈'의 제목은 '무기를 들어라, 기타등등'이었어요. 최근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1792년 스트라스부르에서 루제 드 릴이 처음 쓴 '라 마르세예즈'에 붙여진 임시 제목이 '무기를 들어라, 기타등등'이었답니다. 우연이라 하기에는 자못 놀라운 일이죠.



어쨋거나 갱즈부르는 자국의 국가를 레게로 부를 만큼 뻔뻔스러웠습니다. 노래가 발표되고 스트라스부르에서 콘서트가 열렸지요. 갱즈부르의 '오만'에 격분한 시민들은 무대에 선 갱즈부르를 향해 돌과 계란을 던지며 시위했습니다. 콘서트가 무산될 위기였어요. 갱즈부르는 사과했을까요? 천만에. 으르렁거리는 시민들을 향해 오른 손을 들어올린 갱즈부르는 외칩니다.

"나는 투사다. 아무도 나를 막지 못해!"



역사의 아이러니는 예상 못한 방법으로 반복됩니다. 지난 2002년, 현재까지도 프랑스의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당시 문화장관 자크 랑은 베를리오즈의 공식 버전을 비롯해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에 등장하는 짧은 멜로디, 집시 출신의 재즈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의 재즈 버전까지 '라 마르세예즈'의 14가지 버전을 한 장의 CD에 수록해 일선 중고등학교에 배포했지요. 이 속에 갱즈부르의 레게 버전도 들어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버킨과 새 노래를 발표할 때면 '스캔들'은 따라다녔죠.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자세, 깊이 파인 등을 돌리고 선 버킨을 뒤에서 끌어안은 갱즈부르. 그의 한 손은 버킨의 '절벽' 가슴에, 다른 한 손은 '지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파격이었죠.



갱즈부르와 버킨의 도발적인 포즈


갱즈부르는 TV 프로그램에도 종종 모습을 보였습니다. 늘 마약에 찌들어 반쯤 풀린 눈을 하고 있었죠. 프랑스의 인기 사회자 미셸 드뤼케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미국의 팝스타 휘트니 휴스턴이 초대손님이었어요. 휘트니 휴스턴 옆에 얌전히 자리 잡은 갱즈부르를 보는 시청자들은 불안합니다. 갱즈부르가 어떤 일을 저지를 지 모르니까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노래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고 있는 휘트니 휴스턴에게 예의 '느끼한' 눈길을 던지며 갱즈부르는 이렇게 말하고 말았어요.

"I want to fuck you!"

귀를 의심한 휴스턴이 사회자에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봅니다. 당황한 드뤼케르는 '당신이 아름답다고 했어요'라며 상황 수습에 들어가지만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갱즈부르의 '확인사살'은 기다려주지 않았어요.

"거짓말 하지마, 나는 I want to fuck you 라고 말했어!"

사랑하는 버킨이 갱즈부르를 떠난 뒤의 일이었습니다.



홀로 남겨진 갱즈부르는 더욱 열심히 마약에 빠져들었죠. 반쯤 풀린 눈은 언제나 비웃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와 '당신'을. 딸 샤를로트가 세자르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던 날, 검은 양복으로 차려입은 갱즈부르는 샤를로트 옆에 점잖게 앉아있었죠.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샤를로트는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그때를 놓치지 않았죠, 갱즈부르는. 딸과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마치 연인에게 하듯 샤를로트의 입술 깊이 키스를 합니다. 혼돈스러운 표정의 '내성적인' 샤를로트는 휘청거리며 무대를 오를 수 밖에 없었겠죠. 또 하나의 스캔들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갱즈부르와 딸 샤를로트


"될 대로 돼라(Que sera, sera)!".

이런 심정이었을까요, 밤이면 바에서 술만 마시던 갱즈부르에게 또 다른 사랑이 찾아왔습니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아름다운 여성, 밤부. 갱즈부르는 밤부와 함께 마지막으로 노래합니다, 오래 전 그날 바르도에게 바친 노래 '보니와 클라이드'를. 노래 중에 밤부는 갱즈부르에게 장난스럽게 물어봅니다.

"내가 만약 너를 떠난다면?'

희망, 경멸, 도발의 흔적이 말끔히 지워져 무장해제된 얼굴의 갱즈부르가 읊조린 말은 가슴 아린 여운을 남겼습니다.

"네가 처음은 아닐거야, 아마 마지막일 수는 있겠지."

밤부는 갱즈부르의 '마지막 여자'였습니다.



'풍운아'라는 표현이 맞을까요, 사는 게 귀찮았던, 그러나 누구보다 삶을 사랑했던 詩人 갱즈부르를 가장 잘 표현한 노래입니다, 지금 듣고 있는 노래는. 외설적(?) 노랫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금지되기도 했어요. '즈 뗌므, 므와 농 쁠뤼'의 기원이 된 노래죠. 불어에서 '즈 뗌므(je t'aime)'가 '사랑해'라는 뜻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요. '므와 농 쁠뤼(moi non plus)'는 부정문에서 '나도 그렇지 않아' 즉 영어에서 'either'와 같은 의미로 쓰이지요. 그렇다면 이상합니다. '즈 뗌므'는 긍정문이거든요.



일생을 함께한 동반자 지탄을 물고 있는 갱즈부르

'즈 뗌므'라고 말하는 여자에게 '나도 그렇지 않아', '나도 널 사랑하지 않아'라고 대답하는 남자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성애를 나누고 있는 여자의 입에서 나온 '사랑해'를 남자는 '널 사랑하지 않아'로 이해한 것이죠. 아이러니한 이 대화법은 이제 프랑스에서 '즈 뗌므, 므와 농 쁠뤼의 사랑'이라는 보통명사가 됐습니다.


노랫말을 잠깐 보면 두 연인의 건조한 사랑이 '훅'하고 끼쳐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연인은 섹스를 나누고 있어요. 여자의 흥건한 신음소리가 넘쳐 흐르죠.

"사랑해, 오, 그래 널 사랑해."

섹스의 쾌락에 젖은 여자가 속삭이면 남자는 대답합니다, '나도 널... 사랑하지 않아'.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여자는 계속 하죠, '오, 내 사랑'



"우유부단한 파도처럼 나는 들고 나지, 네 허리 사이를, 그리고 참을게"



남자가 말하는 '들고 난다'는 말은 불어로 '즈 베 에 즈 비앙', 되풀이할 때 '즈베에즈'란 말은 영어의 'fuck'을 의미하는 불어 '베즈'와 발음이 같아 쓸쓸합니다. 'I fuck you'.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여자의 '즈 뗌므'는 그칠 줄 모르고 남자의 대답은 일관적입니다, '므와 농 쁠뤼'.



'들고 나는' 남자의 행위가 남자의 입을 뚫고 나오면 여자도 말합니다, 여자가 아닌 남자의 행위를.

"너는 들고 나지, 내 허리 사이를

그리고 너를 받아들일게."



여자가 '즈 뗌므'를 절규하는 동안 남자는 일갈하지요.

"출구 없는 육체적 사랑

나는 들고 나지, 네 허리 사이를

그리고 참을게"



순간 쾌락의 절정에 도달한 여자는 '농! 멘뜨낭, 비앙!'이라고 외마디 비명을 속삭입니다.

"안돼! 지금 해

이리와!"




'샹송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Françoise Hardy....  (10) 2006.12.03
Hommage à Brassens!  (7) 2006.11.30
[퍼온글] 참을 수 없는 성애의 쓸쓸함, 갱즈부르의 경우  (9) 2006.11.22
Mon manège à moi  (8) 2006.11.14
엄마 vs 딸. Jane Birkin 그리고 Charlotte Gainsbourg  (19) 2006.11.02
Renaud - Les bobos  (21) 2006.10.25
Posted by 레모 출판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자하사 2006.11.24 15: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상, 염재만, 마광수 님에 이르기까지 사랑은 자기학대 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지고지순한 사랑도
    그 속에서
    자기확인을 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마치 사랑하면서도 불안해 하는 것처럼 ...

    • Favicon of http://amour1125.nared.net/tt/chanson BlogIcon 카페지기 2006.11.28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염재만이라는 이름은 처음 듣는 이름이네요. 요즘 또 마광수 교수 시끄럽더군요. 언제쯤 우리나라는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2. 자하사 2006.11.29 1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인장님 반갑습니다.
    염재만님은 현존 작가로서 60년대말 소설 반노를 발표했으나 음란물이라 하여 소송이 제기되었지만 예술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 법원이 무죄판결을 하여 우리나라의 창작물 수준을 업 시키는데 일조를 하신분 입니다. 영화화 되기도 했습니다. 아마, 원미경씨가 출연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마교수님은 또 하나의 표현의 자유라 생각 합니다.
    성은 위정자들이 민중을 억압키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네 현실은 개방풍조인데, 이성의 감성지배 논리에선 타락으로 비쳐질 수 도 있고요 급진적경제성장에 따르는 성장통이 아닌가도 생각합니다.

  3. 신항수 2006.12.09 0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리에 있을 때 갱스부르 10주기라고 특집 나오던 게 생각나네요. 개인적으로 샹송에 다시 관심갖게 된 게 재작년인가의 제인 버킨 내한 공연이었습니다. 덕분에 카페도 알게된 것 같고요.
    카페가 예뻐졌습니다. 자주 들려 인사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chanson.tistory.com BlogIcon 레모 출판사 2006.12.09 2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인 버킨의 내한 공연이 있었군요. 한참 잘나가던 시절엔 일본만 뻔질나게 왔다갔던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제인 버킨의 공연과 샹송이 흐르는 카페는 어떤 관계죠?^^ 샹송이 흐르는 카페가 후원했나요? ㅋㅋ

      카페가 또 바뀌었는데... 마음에 드실지.. 와인색이 좋아서 선택한 스킨입니다.

  4. Favicon of http://laballade.mireene.com/ BlogIcon laballade 2007.03.16 0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정보 얻고 가네요...^^
    가끔 연말 프로에 휴스턴 사건이 나옵니다.
    그땐 그사람이 갱스부르란걸 모르고..저 혼자 진짜 미X영감탱이군..했었는데..
    그 눈풀리고 헤롱헤롱 했던 영감이 갱스부르그 군요..하하..참..

    • Favicon of https://chanson.tistory.com BlogIcon 레모 출판사 2007.03.18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쓴 글이 아니어서 좀 그렇네요. ^^
      홈피에 가봤는데, 예전에 제가 한번 들어가봤던 곳이 더군요. 여기에 글을 처음 남겨주신게 아닌가요? 이올린을 통해서 였는지... 아무튼 반갑습니다.
      그런데 왜 고양이 이름이 만두인지... 먹고 싶게스리...

  5. Favicon of https://micegrey.tistory.com BlogIcon 박노아 2008.12.29 1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jane b. + serge + absinthe = 2009

  6. 으음... 2009.12.08 0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에게 있어 갱즈부르는 그냥 노망난 할아범이에요. 너무 좋은 블로그를 찾아서 여기 있는 글을 다 읽어보고 있다가 처음으로 이 포스팅에서 좀 울분에 젖어 댓글 답니다....

    주인장님이 쓰신 글이 아니니까 더 댓글 다는 건 의미없겠지만, 이 글은 갱즈부르를 너무 미화하네요. 꼭 이런 사람들이 Carla Bruni 보고 '남자 홀리는 여우 같은 가시나'라고 하더라고요.(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여자가 하면 '여시 같은 것'이 되는 거고, 남자가 하면 '풍운아'가 되는 현상이 개인적으로 참 보기 싫어요.

Serge Gainsbourg가 세상을 떠난지 벌써 15년이 지났지만, 한시대를 뒤흔들었던 그의 음악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많은 아트스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의 흔적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한때 그의 동반자였던 Jane Birkin일 것이다. 그들은 68년에 만나서 80년에 헤어졌다고하니 길어야 10년이 조금 넘는시간밖에 안됨에도, 항상 겡즈부르 옆에는 버킨이 있었던것처럼 착각을 하게 만든다. 아마도 겡즈부르가 없었다면, 제인 버킨이라는 영국여자는 샹송을 부르지 않았을 것이기에...

제인 버킨이 샹송을 부르게된 것은 겡즈부르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영화 Slogon을 위해서 겡즈부르의 상대역을 할 여배우를 뽑는 오디션장에서 처음 만난후, 버킨의 매력적인 목소리에 사로잡힌 겡즈부르는 그후 그녀를 불어로 노래하게했다. (제인 버킨은 배우였던 자신의 엄마의 영향을 받아서 일찍 영화계에 뛰어들었고, 겡즈부르와 음악을 하면서도 많은 작품에 출연한 배우다.)
이러한 그들의 만남은 버킨의 음악에서 겡즈부르를 제외하고는 이야기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지금까지 발매된 12장의 정규앨범중 6장의 앨범이 겡즈부르가 만든 음악이었고, 겡즈부르 사후에 발표된 앨범들 중 2장은 그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앨범이다. 실제로 2002년 겡즈부르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앨범 'Arabesque'가 백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제인 버킨은 제2의 가수 인생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2004년 남자가수들과 듀엣으로 부른 곡들이 수록된 Le rendez-vous 앨범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다시 2년이 지난 2006봄 예순의 나이에 Fictions이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제인 버킨과 세르쥐 겡즈부르의 딸, 샤를로뜨도 그녀의 부모처럼 일찍 영화와 음악계에 발을 디뎠다. 71년 런던에서 태어나, 열세살에 영화에 데뷰한 이후 지금까지 30여편의 영화에 출현했으며,1986년에는 열다섯의 나이로 그녀의 아버지가 만는 노래들로 'Charotte Forever' 라는 앨범을 녹음했다. 그 이후 자신이 출현한 영화 삽입곡이나 다른 가수와의 듀엣으로 간간히 음악 활동을 해오다가 20년만에 2집 앨범을 들고 나왔다.

제인 버킨과 마찬가지로 샤롤로뜨의 1집 앨범은 겡즈부르의  음악세계의 연장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녀의 1집 앨범이나 제인 버킨의 앨범들은 겡즈부르의 음악으로 명명될 수 있는 것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열다섯의 샤를로뜨의 가는 떨림이 느껴지는 애띤 목소리와 제인 버킨의 영국식 불어 억양만이 있을 뿐, 겡즈부르의 음악 여정의 한복판에 있다고해도 과장이 아닐것이다.

여기에서 잠깐 겡즈부르와 함께부른 그녀들의 노래를 들어보자.
먼저 듣게 될 노래는 겡즈부르와 제인 버킨의 음악이다. 그들의 첫번째 노래로 기록되는 곡이다.
Serge Gainsbourg & Jane Birkin - Je t'aime moi non plus. (1969)






이번에는 아빠와 딸의 멜로디를 들어보자.
Serge Gainsbourg & Charlotte Gainsbourg - Charlotte Forever (1986)





어떤 차이가 느껴지시는지... 전자가 60년대 후반의 겡즈부르의 도발적인 가사와 멜로디였다면, 후자의 경우는 부성애가 담겨있는 노랫말로 언어가 부드러워진 느낌이지만, 여전히 멜로디는 겡즈부르의 음악에 속하는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인 버킨은 겡즈부르를 떠나 영화감독 Jacques Doillon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며, 그의 영화를 비롯해서 많은 작품에 출현한다. (참고로 제인 버킨과 세르즈 겡즈부르가 헤어진것은 80년의 일이고, 겡즈부르가 세상을 떠난것은 91년이다. 겡즈부르와 헤어지고 작가주의 감독인 자크 도리옹을 만나서 그의 영화에 많이 참여하게된다.)
아빠와 엄마의 후광을 등에업고 영화계에 발을 디뎠던 샤를로뜨도 프랑스 영화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간다. 그 시간속에서 배우이자 감독인 Yvan Attal을 만나 결혼한다. (개인적으로 샤를로뜨가 출현한 영화를 많이 보지 못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영화를 꼽으라면 Yvan Attal의 영화 'Ils se marierent et eurent beaucoup d'enfants'을 떠올리게된다. 물론 그와 함께 출연했던 'Love etc'도 아주 맘에 들었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Leonard Cohen의 음성은 잊을 수 없다.)

이번에는 두모녀와 한 남자의 듀엣곡을 나란히 들어볼까한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앨범 Le rendez-vous에는 Mikey 3D, Alain Chamfort, Alain Souchon등과 같은 남자 가수들과 부른 듀엣곡 13곡이 들어있다. 그중에서도 앨범에 4번째로 수록된 곡, La grippe는 겡즈부르의 영향을 받은 Etienne Daho와 함께 부른 곡이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샤롤로뜨 겡즈부르는 Etienne Daho의 새앨범에서 if라는 곡을 같이 노래한다.

Jane Birkin과 Etienne Daho의 듀엣곡 La grippe (2004)


Charlotte Gainsbourg와 Etienne Daho의 듀엣곡 If (2003)




아마도 겡즈부르와 함께했던 또다른 그녀들의 음색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젠 마지막으로 엄마 대 딸, 둘만의 음악의 대결이다. 물론 그녀들이 직접 만든 노래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들의 음악을 비교한다는 표현은 과장된 것이겠지만... 불어에서 가수를 interpreteur로 표현하기도 하는 것처럼, 얼마만큼 음악을 그녀들의 것으로 잘 표현해냈는지 비교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실제로 발매순서를 따진다면 올 봄에 Jane Birkin이 나오고, 가을에 Charlotte Gainsbourg의 새앨범이 나왔으니 맞대결이라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제인 버킨의 새앨범은 이전 앨범과 비교했을때, 훨씬 조용히 묻혀버린 뒤에 샤를로뜨의 앨범이 나왔으니 비교라는 것은 좀 모호한 표현이 될것이다. (샤를로뜨의 앨범은 발매이후 꾸준하게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그럼에도 비슷한 음색에 비슷한 음악의 두 모녀의 노래를 함께 들어보는 것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얼마전에 TV에서 노래를 하는 샤를로뜨의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란적이 있었다. 긴머리를 내리고 앉아서 노래를 부르던 그녀의 모습은 사진속에서만 봐왔던 제인 버킨의 모습과 너무 유사했었다. 개인적인 느낌을 얘기하자면, 라이브로 들은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엄마만 못햇다는 것이다.

두 여가수의 새앨범의 공통점은 영어와 불어로 노래를 돌아가면서 불렀다는 것이다. 비율로 따졌을때, 둘 다 영어 노래가 더 많다. 음반의 분위기도 재쯔와 포크, 팝을 주로하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고, 두 음반 모두 이 깊어 가는 가을에 어울리는 차분한 음색을 들려주고 있다는 것도 비슷하다.

카페지기가 소개하는 노래는 공교롭게도 '샹송이 흐르는 카페'에 걸맞지 않게 영어 노래다. 샤를로트의 노래는 The songs taht we sing 이라는 곡인데, 앨범 전체의 분위기가 '5h55'이라는 앨범 타이틀 탓인지 조금은 어두운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을 들으면서, Emili Simon의 음악을 떠올렸다. 특히 2번째곡 Af60715는 다큐멘터리 영화 La marche de l'empleur에 삽입된 곡과 아주 흡사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줬다.
반면에 예순의 젊은 할머니가 된 제인 버킨의 노래는 딸의 노래에 비해 좀 더 밝은 분위기를 풍긴다. 앨범의 타이틀 곡인 Home은 밝고 즐거운 포크풍의 노래이다. 음악에 대해서는 무지한 탓에 몇마디를 더하는 것보다는 여러분들이 직접 듣고 느껴보시길....


Jane Birkin의 새노래 Home (2006)





Charlotte Gainsbourg의 새노래 The songs that we sing (2006)






Charlotte Gainsbourg 홈페이지 : http://www.charlottegainsbourg.fr
Jane Birkin 홈페이지 : http://www.janebirkin.net

'샹송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Françoise Hardy....  (10) 2006.12.03
Hommage à Brassens!  (7) 2006.11.30
[퍼온글] 참을 수 없는 성애의 쓸쓸함, 갱즈부르의 경우  (9) 2006.11.22
Mon manège à moi  (8) 2006.11.14
엄마 vs 딸. Jane Birkin 그리고 Charlotte Gainsbourg  (19) 2006.11.02
Renaud - Les bobos  (21) 2006.10.25
Posted by 레모 출판사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자하사 2006.11.07 2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사 첨 들어온 카페에 넘 무리하는 것인지 몰라도
    깔끔한 도회풍의 조금은 회색빛이 우러나는 것 같지만, 왠지 도도해지는 느낌이 나를 사로잡는 것은 음악탓일까? 쥔장의 노력덕일까? 암튼 오랜만에 내가 나인것 같아 넘 기분이 조아 이리도 설쳐되게 되네 이 카페 찾는 모든이들에게 좋은 일들많으시길 기도합니다.

    • 카페지기 2006.11.10 0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하사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카페에 오셔서 기분이 좋아지셨다니, 주인장 맘도 편해집니다.
      이래 저래 한참 선배님같으신데, 앞으로 좋은 얘기 많이 들려주세요.
      옛날 샹송들 좋아하는데, 잘 몰라서 유명한 가수들 노래만 듣는답니다. 혹시 좋은 곡들 있으면 소개도 부탁드리겠습니다.

  2. 자하사 2006.11.10 1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속에 묻힌다는 것이 이젠 서럽지 않아 .....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기쁨이 두배로 많아 ....
    쥔장의 따뜻한 인사 감사''
    많은 사람들 함께 할 수 있음에 가슴뜨거워 집니다.

    • 카페지기 2006.11.13 05:17  댓글주소  수정/삭제

      자하사님의 따뜻한 답글에 저도 감사드립니다.
      진한 향의 커피 한잔했으면 좋겠네요.

  3. poison 2006.11.12 1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부시게 빛나는 햇살한줌에
    따스함을 느끼며
    바람에 일렁이며, 방황하는 낙엽들과 어우러져
    몸부림치는 빨갛고 노란 잎들이
    제 마음을 유혹하네요.

    호흡할 때마다. 느껴지는 계절의 숨소리들

    귀에 익은 멜로디에……
    흥얼거리는 나의 입술......
    향긋한 차 향에 따스함과 여유로움이 밀려오고
    지난시간들의 앨범을 들춰보기 참 좋은 날 같아요.

    모든 순간 순간들이 앨범속에 저장되고
    그러함으로 나는 부자이고요.

    조금씩 채워지는 샹송카페.
    아름답습니다~

    • 카페지기 2006.11.13 0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계절의 숨소리... poison님은 어떤 계절에 머물러계신가요.
      전 늘 알수 없는 계절을 살고 있답니다.
      겨울인지, 가을인지...
      그냥 이곳은 맑은 날과 흐린 날만이 있는 것 같네요.

      카페지기는 벌써 게을러지기 시작했습니다. ^^

  4. poison 2006.11.12 1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s

    제컴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의 샹송카페목록클릭하면
    서서히 열려서 ..성질급한 사람 119불러할듯 ㅡ,.ㅡ
    다른회원님들이나 카페지기님한테 (살짝 따질말)있을때?
    연애편지?메모남길수 있는 공간이 (쪽지함) 있나요?
    찾아봐도 없길래...중얼거려보며..카페지기님~~

    • Favicon of http://amour1125.nared.net/tt/chanson BlogIcon 카페지기 2006.11.14 0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 전 제컴의 문제인줄 알았네요.
      여기가 워낙 인터넷 속도가 안따라줘서...
      다른 분들도 문제 있으신지요? 그렇다면 옛날로 돌아가야하는건지... TT

      poison님, 쪽지는 예전처럼 보내시면 됩니다. 예전 게시판에 보시면 memo라고 있는데 그거 클릭해보세요. 그러면 알게도됩니다.

  5. poison 2006.11.13 0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울의 가을은 예쁘지 않았어요..
    오랜 가뭄탓에 나뭇잎이 제대로 가을옷을 입지못해

    며칠 입동추위로 가을과 겨울을 동시느껴본 날들 이었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잔뜩 흐려있네요 비가올려나..
    이젠 가을은 보내고 겨울을 맞이해야겠죠..

    서울..이곳의 인터넷속도..예술인데 ㅡ,.ㅡ
    그렇다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건 반대한답니다.

    늘 새로운 곳엔 적응기간이 필요한법
    새로산옷이 몸에 안앚는다고 투덜되기보단
    남들이 입지않은옷을 뽐낼줄 아는 멋쟁이가 되야겠죠.

    카페지기님이 욕심쟁이라 옛것을 다 짊어지고 오셔서
    사이트 열람하기가 좀 무거운가 봅니다.
    2차 다이어트에 들어가는것도..(과감한 용단도)
    때론 마음이 가벼워지거든요...
    비워져 있어야 다시금 채워지죠..하긴 버릴게 없긴한데ㅡ,.ㅡ

    카페지기님 고민하진 마세요..
    느림의 미학도 있으니
    후다닥 보고 나가는것 보단
    천천히 보고.쓰고.듣고하는 여유로움 괜찮으니까..

    • Favicon of http://amour1125.nared.net/tt/chanson BlogIcon 카페지기 2006.11.14 07:45  댓글주소  수정/삭제

      서울의 가을이 예쁘지않았다면, 어느 곳의 가을이 아름다웠을까요.
      대한민국의 인터넷 속도야 세계최고지요. 아무래도 poison님 컴이 문제가 아닌지요? ^^
      저도 다이어트 생각하고, 샹송 감상실 게시물 정리중인데 삭제 버튼이 잘 안눌러지네요.
      그냥 아예 샹송 감상실을 없애버리는건 어떨까요? 부운영자님. ^^

  6. salutatous 2006.11.18 1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 단장, 축하드립니다.
    우리 학교 교정에 낙엽이 지천으로 뒹굴기 시작했습니다.
    열일곱, 아직 사랑의 열병을 앓아보기도 전에 학생들에게 사랑의 회한을 노래하는 les feuilles mortes가 적합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Yves Montant의 노래가 없어 감히 mp3 화일 하나 부탁드립니다. 지난 번 보내 주신 곡 잘 들려 주었습니다.
    chezmoi@chol.com입니다.

  7. poison 2006.11.18 2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동안은 카페지기님 축하인사글만으로
    댓글다시기 바쁘시겠어요~

    꽃이라도 보내드려야하는데..너무 먼곳에 계셔서
    언제 한국에 나오시면..밥 사드릴게요~

    피에쑤~

    샹송감상실을 없애는건 고려해보세요
    음악들으러 오시는분들도 많으신데..
    다른 사이트와의 다른점은 최신샹송을 들을수있다는건데..
    샹송감상실을 없애면 많은분들이 서운해 하실거 같은데요..

    • 카페지기 2006.11.19 1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쩌죠... 당분간은 계획없는데...
      poison님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

  8. 자하사 2006.11.19 1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냐세요 쥔장님
    감상실이 없어지다뇨
    웬 청천벽력 입니까

    오오 한울님 굽어 살피소서
    우리 쥔장님 복받을 낍니더!

  9. 카페지기 2006.11.19 1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oison님, 자하사님, 뻥이었어요. ^^
    저도 아까워서 못없애요. ㅋㅋ

  10. Favicon of http://cyworld.com/agnes04 BlogIcon agnes 2006.11.28 1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단장하고 처음 들어왔어요.^^
    근데 넘 좋아하는 제인버킨과 샬롯트 얘기까지 볼수 있어 행복했어요.
    로긴은 어디서 해야되는지 아직도 못찾고 ..일단 둘러보고 가요~

    • Favicon of http://amour1125.nared.net/tt/chanson BlogIcon 카페지기 2006.11.28 1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새단장한지가 언젠데 이제 오셨어요? ^^
      로긴 어디서 해야하는지 모르시겠어요? 공지사항 읽어주세요.

      아무래도 옛날 제로보드 버젼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홈페이지 열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려요. 거기에 다들 불편해하시니....
      agnes님도 홈피 열리는데 오래 걸리지 않던가요?

  11. Favicon of https://silentsea.tistory.com BlogIcon 시린콧날 2008.12.04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인버킨의 Je t'aime... Moi non plus노래에 관한 짧은 글 쓰다가 찾아왔습니다. 몰랐던 새앨범 소식들 잔뜩 읽고 갑니다. 트랙백 걸었어요. 걸어주신 노래들도 잘 들었구요. :)

    • Favicon of https://chanson.tistory.com BlogIcon 레모 출판사 2008.12.06 2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몇년전에, 처음 '샹송이 흐르는 카페'를 만들었을때 그 노래에 대해서 썼던적이 있지요. 공을 들여서 썼던 글이라 애착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아까워라...

      트랙백이라... 두번째네요. ^^

      참, 버킨여사님은 올해 또 하나의 새앨범을 냈답니다. 정말 프랑스의 열로하신 아트스트들을 존경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