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에 실처럼 매달린 솜사탕.
후후 불면 구멍이 뚫리는 커다란 솜사탕....

요즘 카페지기가 자주 흥얼대는 노래중 하나다. 혼자서 길을 걸을때나 멍하게 있을때, 이런 노래들이 입주위를 맴돈다. 아들과 함께 부르던 노래들를 아무생각없이 흥얼대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된다. 밥이 '맘마'가 되고, 소변이 '삐삐'가되고, 잠자는 것이 '코'가 된지 오래다. 어떤때는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하다가도 습관적으로 이런 베베 말이 튀어나오곤 한다.

울 아들 두돌무렵부터 마네쥐(manege)라는 것을 타기 시작했다. 일종의 회전목마 같은 것은데, 놀이동산에 있는 것과는 달리 자동차나 비행기, 오토바이 같은 것들이 돌아가는 놀이기구이다. 여기는 동네 공원 모퉁이나 쇼핑몰 한귀퉁이에 마네쥐가 있다. 

옛날 우리 어린시절 동네어귀에 질나뿐 확성기에 동요를 시끄럽게 틀어놓고 네 발에 스프링을 연결시켜 아래위로 움직이는 작은 목마들이 일렬로 줄서있는 리어커를 떠올리면 쉽게 그림이 그려질듯 싶다. 요즘도 그런것들이 있을까? 듣기로는 문화센터 같은 것들이 너무 잘되어 있어서 아이들은 그곳에서 엄마와 함께 놀이도 하면서 배운다고 하는데, 그런 목마타기 놀이기구가 동네를 떠돌고 있을까? 

이런류의 놀이기구가 프랑스에서는 자주 보인다. 주로 대상은 만 두살에서 네살정도의 아이들이다.
마네쥐를 지날때마다 태워달라는 아들에게 좀 더 커야 태워준다고 살살 피해왔는데, 한 번 타고는 완전 맛이 들어서 한동안은 '마(네즈)'를 입에 달고 다닐 정도가 되었었다. 사실 그 티켓 값이 만만치가 않다. 티켓 한장을 사면 2유로, 10유로를 내면 10장을 주는 곳도 있고, 우리 동네 같은 곳은 8장을 준다. 그러니 한번에 2-3번 타면.... 그것도 매일같이 타댄다면...
다행이 요즘은 좀 시들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네쥐를 보고 그냥 지나지친 못한다.

우리동네는 주인아저씨가 천장에다가 꼬리 긴 호랑이 인형(꼬리가 띠어졌다 붙었다한다)을 달아놓고 꼬리를
잡는 아이에게는 공짜로 티켓하나를 더 주는 놀이를하는데, 가끔 보면 아이들은 마네즈를 타는것보다는 이 꼬리를 잡는 놀이에 더 집착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우리 아들놈도 그렇고...
가끔씩 웃기는 풍경이 벌어진다. 엄마들은 제각기 자기 아이들 이름을 불어대면서 'attrappe la queue'라고 외치고, 우리는 한편에서 '준오야 꼬리, 꼬리!' 하고 외쳐댄다. 가끔 아이가 못잡으면 신경질을 내는 엄마도 보인다.
멋모를때는 아저씨가 어리다고 인형을 안겨줘도 어찌할바를 모르더니, 요즘은 일어나서 인형을 꽉쥐고는 꼬리를 착~하고 떼넨다. 때로는 옆에 친구가 꼬리를 잡으면, 박수를 치며 'Bravo'라고 말해줄줄도 안다.

재미있는 것은 마네쥐가 돌아가는 동안 음악이 들려오는데, 우리같으면 아이들 좋아하는 동요를 틀어줄텐데 라디오를 틀어놓는다. 부모들을 위한 배려인건지... 그 라디오에서 들었던 음악은 아니지만, 돌아가는 마네쥐를 보면서 에디뜨 피아프가 불렀던 Mon manege a moi라는 곡을 떠올렸다. Patricia Kaas의 곡 Mon mec a moi와 동일한 표현의 제목이다. Kaas의 노래 제목을 '내인생의 남자'로 소개하니, 피아프의 노래는 '내인생의 마네쥐'인셈이되는데... 그렇다면 울 아들이 좋아하는 마네쥐하고는 상관없는 사랑 노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사를 보면, 너는 나만의 마네쥐인데, 너의 품에 안기면 세상이 빙빙 돌아가는 것 같고, 축제처럼 들뜬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영화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 남자가 여자를 안고 춤추듯 도는 장면을 떠오리면 될 것 같다. 여자는 바로 자신만의 전용 마네쥐를 타고 사랑하는 이의 가슴 떨림을 들으면, 세계 일주를 하는 것보다 더 행복하는 그런...

Edith Piaf가 부른 원곡은 1958년 곡이라고한다.(우리동네 마네쥐는 1860년대부터 그자리에 있었다고한다. 아마도 프랑스 사람들에게 마네쥐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놀이중에 하나일듯싶다.) 그럼에도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 즐거운 멜로디다.  


Version originale, Edith Piaf


Tu me fais tourner la tête
Mon manège à moi, c'est toi
Je suis toujours à la fête
Quand tu me tiens dans tes bras

Je ferais le tour du monde
Ça ne tournerait pas plus que ça
La terre n'est pas assez ronde
Pour m'étourdir autant que toi...

Ah! Ce qu'on est bien tous les deux
Quand on est ensemble nous deux
Quelle vie on a tous les deux
Quand on s'aime comme nous deux

On pourrait changer de planète
Tant que j'ai mon cœur près du tien
J'entends les flons-flons de la fête
Et la terre n'y est pour rien

Ah oui! Parlons-en de la terre
Pour qui elle se prend la terre?
Ma parole, y a qu'elle sur terre!!
Y a qu'elle pour faire tant de mystères!

Mais pour nous y a pas d'problèmes
Car c'est pour la vie qu'on s'aime
Et si y avait pas de vie, même,
Nous on s'aimerait quand même

Car...
Tu me fais tourner la tête
Mon manège à moi, c'est toi
Je suis toujours à la fête
Quand tu me tiens dans tes bras

Je ferais le tour du monde
Ça ne tournerait pas plus que ça
La terre n'est pas assez ronde...
Mon manège à moi, c'est toi!




이곡을 Etienne Daho가 다시 불렀는데, 그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멋지다.

Version reprise, Etienne Daho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책중에 T'chopi라는 캐릭터가 나오는 이야기들이 있다. 몇 페이지 안되는 짧은 분량이지만, 아이들의 일상의 한 부분을 재미있게 표현해서 준오가 아주 좋아한다. 우리가 봐도 정말 어쩌면 이렇게 아이들의 심리를 잘 그렸을까 싶을정도로 괜찮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시리즈중에 T'choupi fait un tour de manège 라는 제목의 책이 있는데, 내용을 소개하자면 아빠랑 길을 가던 츄피가 마네쥐를 보고 아빠를 졸라서 마네쥐를 타는 이야기이다. 두번이나 타고도 한번 더 타고 싶다고 조르는 츄피에게 아빠는 자신이  마네쥐가 되어 츄피에게 목마를 태워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빠의 목마를 탄 츄피는 아빠의 목마가 더 재미있다고 얘기하면서 이야기는 끝이난다.    

삐아프의 노래를 들으면서, 아들과 함께 읽었던 이 책의 내용을 떠올리며... 조금은 엉뚱하지만, 나도 우리 아들과 나의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그들의 영원한 마네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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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레모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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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ichelin 2006.11.14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감동적으로 잘 읽었어요.. 항상 좋은 노래들 잘 듣고 있습니다.. 이런 싸이트 만들어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2. 자하사 2006.11.15 1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간과 사람의 차이는 무얼까....
    이 인간아! 이 사람아! 에서 전자는 약간의 핀잔섞인투? 후자는 점잖은 질책?
    그런데, 전자는 정이 어린 말 처럼 들리는 것 같고 후자는 사무적이랄까 뭔가 조금은 거리를 ...

    아침에 눈발을 그리워 했는데, 느닷없이 비가 세게 찾아왔다.
    적잖이 위축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활짝 개인 하늘이 언제 그랬느냐는 투다.

    눈은 그 오고 남에 남는 질척그림이 있지만, 비는 개인후의 상쾌함이 비할 바 아니다.

    어쨌던 반가움은 무엇이든 반가움으로만 남을 수 밖에 없다.

  3. poison 2006.11.18 2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자 하사님~!

    오늘은 자 하사님 글에 댓글 달아보렵니다...
    카페지기님 외엔 댓글 기능이 없는듯하지만...

    그 동안 올려주신 글들을 읽으면서..
    어떤분일까…궁금함을 느끼게 하시는분이세요.

    제가 아는 분하고 분위기 비슷한데..
    그렇다고 함부로 추측할 수도 없고

    글에서의 느낌은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가까이 가면 많은걸 배우고 대화나눌수있는
    멋진분 일거라는......(남자분이시겠죠?)하하하

    자 하사님의 독백처럼 써 내려간 글들에서
    저 역시 공감하는 부분들도 있고,
    아, 그렇구나 수긍도 해보면서..
    잘 읽고 있답니다..

    손끝에서 터져 나오는 자 하사님의 다음글들도 기대해보면서
    11월의 남은 시간들 멋진 추억으로 채워가시기 바래요.

    만나면 반가움을 주는..반가울수밖에 없는
    그 반가움에 다시금 찾게되는 샹송카페.....

    • 카페지기 2006.11.19 16:57  댓글주소  수정/삭제

      poison님 댓글 끝에 보면 reply라고 있어요. 그거 클리하면되요. 그러면 누구든 '댓글에 댓글' 달기가 됩니다. ^^

  4. 자하사 2006.11.19 1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독약님! 근데, 독약이 사람을 살린다는 것 맞지요.
    답글 주셔서 굉장히 대단히 고맙습니다.
    쥔장남만, 혼자서 분주 하신것 같아 쬠은 그랬거든요.

    제가 요즘 내 영혼의 닭고기수프를 읽고 있거든요.
    그런데, 어느 틈엔가 좋은 글귀를 적어 아들놈(중1입니다) 줄려고
    몇자씩 써는 첫 글귀가 이래요.

    타인에 대한 더 많은 관심!

    하지만, 이 책을 아들녀석이 먼저 읽었답니다.
    그땐 제목만 듣고 웬 시답잖은 사람이 유난을 떠나보다 했거든요.

    읽으면서 남몰래 눈시울이 여러번 붉어 졌답니다.

    햇살 고운 일요일 한 낮 입니다.
    보내기 싫은 가을 날 좋은 추억 만드세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꾸벅 [..]

    • 카페지기 2006.11.19 16:5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그런류의 에세이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견을 갖고 있어요. 항상 책을 고르는 기준에서 에세이는 싫다였지요. 에세이 같은것(?)은 누구든 쓸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쫌 건방지죠... ㅋㅋ

      좋은 내용있으면 언제든 남겨주세요. 저도 같이 느껴봤으면 합니다.

  5. Favicon of http://www.isabelmarantonsale.com/isabel-marant-heels-c-4.html BlogIcon isabel marant poppy shoes 2012.06.12 1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 am using the revolution code blue template for wordpress. I would like to change all fonts to Trebuchet MS. I have tried editing the stylesheet but no luck. Any suggestions?.